알쓸범잡을 보다가 사전연명의료의향서라는 걸 처음 알게 됐다.
나는 결혼을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아마 지쟈쓰 운명이다 싶은 사람이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거 아니라면 안 할 것 같다.
진짜 하나부터 열까지 다 잘 맞거나 내가 어느 정도 배려하는 걸 감수할 수 있다면 결혼 못 할 것도 없다는 생각이라 완전한 비혼주의자라고 보기는 어렵고 그냥 세미비혼 정도.
이런 내 목숨과 몸을 소중하게 생각해주는 건 부모님 뿐이다.
어차피 죽고 나면 쓸모없어지는 이 몸땡이.. 장기기증이라도 하고 갈까.. 하는 생각을 어릴 때부터 했었다.
근데 부모님께 지나가듯이 말했더니 정말 진지하게 너무 속상해 하셔서 일단은 거기서 그만 둔 상태다.
지금은 성인이니까 별도로 말씀 드리지 않아도 신청할 순 있지만 그래도 딸 먼저 보내는데 장기기증까지 했다고 하면 속상해 하실 거 같아서 일단은 고민 중이다.
알쓸범잡을 보면서 바디팜이라는 것도 좋아보여서 범죄 수사를 위해 시체를 기증할까 하는 생각도 해봤는데 장기기증도 싫어하시는데 이건 더 싫어하시겠지... 아니 애초에 우리나라에 그렇게 기증할 수 있는 단체가 있긴 한가.... 하다가 이것도 보류.
그렇다면 내가 내 생명을 위해 그리고 우리 가족을 위해 결정할 수 있는 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던 차였는데..
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그야말로 유레카! 머리를 꽝 때린 느낌이다.
나는 막상 그 상황이 되면 1초라도 더 살고 싶을지 모르겠지만, 그런 나를 치료하기 위해 고생해야 하는 가족들은 무슨 죄인가.
그리고 부모님이 아직 계시다면 그래도 딸이니 돌봐주시겠지만 부모님 사후라면 호적메이트와 조카들이 나를 돌봐야 할 것인데 그들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.
그래서 쓰려고 마음을 먹었다. 마침 회사 근처에 작성할 수 있는 곳이 있어서 들러야지 생각만 4일 째다.
내일은 꼭 상담 받으러 가야지.
근데 장기기증에 대해서는 어쨌든 다 내가 엄빠보다 일찍 가는 불효를 저질렀을 경우를 전제한 거라서...
난 오래오래 살 거니까... 건강관리 열심히 할 거다... 내 시신이 꼭 쓸모있는 곳에 쓰여지길 바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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