옛말에 엄마 말 중에 틀린 말이 없다더니 딱 그거라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운전면허다.
다들 수능 끝나고 나서 면허 딸 때, 당장 운전할 것도 아닌데 굳이 필요한가? 면허 필요할 때 따지 뭐~ 하고 엄마가 학원비 준다고 하는데도 안 다녔다.
그렇게 다들 민증 대신 면허증을 신분증으로 쓰고 있을 때 나는 행복한 뚜벅이로 잘 살고 있었다.
아 어떡하지 내가 면허가 없어서... 하면서 운전 번갈아 할 때도 빠질 수 있었고 말이다. 별로 불편함이 없었다.
그러다 어느 날 나는 마을버스기사가 되고 싶다는 꿈이 생기는데, 그 꿈은 무럭무럭 자라서 서울 시내버스 기사.. 파란색 버스.. 인간타요라는 구체적인 꿈으로 바뀌었다.
그러려면 면허가 있어야 한다, 그것도 1종 대형 면허가. 근데 나는 원동기 면허도 없는 뚜벅이니까 면허를 따야지 따야지 따야지 생각만 한 게 대체 몇 년인지 모르겠다.
진작에 땄으면 2종으로 땄어도 1종 보통으로 셀프 업그레이드 됐을 텐데 에잇 엄마 말 들을 걸 생각하며... 시간도 없고 돈도 많이 들어서 계속 미루던 운전면허.

이번 주 중 드디어 학원에 가서 접수했다. 집이랑 가까워서 택시타고 한 4천원 정도 나오는 거리인데 셔틀 버스 타고 가기가 좀 귀찮아서.... 갈 때는 택시 타고 올 때는 셔틀 타고 있다.
원래 주중 저녁 수업을 듣기로 했지만 시간을 깜빡한 바람에 주말에 학과수업 3시간을 수강하러 갔다.
나는 진짜 교통법규를 이렇게까지 모르나 싶을 정도로 모르는 알못이기 때문에 휴대폰으로 필기하며 들으려고 메모 어플을 켰다.
그런데 강사님이 날 보더니 핸드폰을 집어넣으라고 하셨다. 에.. 휴대폰으로 필기할 건데 그래도 안 되나요? 했더니 핸드폰은 일절 꺼내지 않습니다. 이러면서 엄근진하게 말씀하셨다.
꼰대야 뭐야... 이럴 거면 메모할 거 가져오라고 하던가.... 난 진짜 몰라서 메모 하면서 열심히 들으려고 했는데... 그냥 듣다 가기만 해야겠네.. 이러고 심드렁하게 강의를 들었다.
춥고 졸리고 계속 이렇게 하면 벌점 몇 점, 이건 벌금 몇 만원만 말씀하시는 강사님에 대한 반항심 때문에 강의 내용이 제대로 귀에 들어오지는 않았는데, 강사님이 그런 말을 하시는 거다.
우리는 운전 면허를 취득하러 왔습니다 운전할 때 핸드폰을 보는 건 아주 위험한 행동입니다 수업도 그렇습니다 그러니 이 수업을 들을 때 핸드폰은 절대로 보지 않습니다.
듣고 보니 일리 있는 말이군. 직업 정신 같은 게 느껴지기도 했다.
반항심을 내려놓고 강의를 듣자니 뭔가 짬에서 느껴지는 바이브가 있었달까. 갑자기 호감이 느껴졌다. 나는 이렇게 단순하다.
학과시험은 3월 중순에 보러 갈 예정! 이직한지 한 달이 안 지나서 연차가 없어서 쉴 수가 없어!!!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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